본문/내용
I. 서론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우연히 들른 집 앞 카페에서 조그만 고사리손으로 모래 놀이 세트를 만지작거리는 한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무언가 대단한 성을 쌓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모래를 한 줌 쥐었다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 느낌 자체가 신기한 듯 연신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순수한 즐거움을 지켜보며 문득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저 아이의 저토록 빛나는 순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평가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육의 현장은 지나치게 결과 중심적이다. 무언가를 배워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고, 그 결과물은 다시 누군가에 의해 `잘함`과 `못함`의 잣대로 나누어진다. 유아교육 또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참된 유아교육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주는 과정이 아니라, 한 아이라는 고유한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고 변화하는지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일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교사는 수많은 행정 업무와 빽빽한 일과 속에서 아이들을 마주한다. 아이의 성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