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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프라의 확장과 정서적 공백의 역설
홈페이지에 게시된 세종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업 안내를 보면,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한 일시 보호부터 심리 치료, 사례 관리까지 촘촘한 그물망을 구축한 것처럼 보인다. 세종시는 젊은 층의 유입이 많고 아동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만큼, 이러한 공적 인프라의 확충은 당연하고도 고무적인 성과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수치화된 서비스 제공 건수 뒤에 숨겨진 `관계의 휘발성`을 마주할 때면 당혹감이 앞선다.
실제로 관찰한 사례 관리의 이면은 기대와 달랐다. 학대 사실이 확인된 후 긴급 분리된 아동에게 제공되는 것은 매뉴얼에 따른 `안전한 수용`이지 `정서적 안착`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아이들은 낯선 시설에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정작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언제쯤 안전한 어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 불안은 매뉴얼 밖의 영역으로 밀려나 있었다. 시스템이 정교해질수록 상담원의 업무는 서류를 채우는 행정적 절차로 변질되고, 정작 아이와 눈을 맞추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이러니하다. 효율적인 행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