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헌법적 가치와 법률의 구체성 사이의 아득한 거리
대한민국 헌법 제34조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며 국가의 사회보장 증진 의무를 천명한다. 이론적으로 법률은 이러한 상위 규범의 정신을 받들어 수급권자의 자격과 급여 수준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헌법이 설계도라면 법률은 건물을 세우는 기둥과 벽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실질적 적용 과정은 헌법이 약속한 `인간다운 생활`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 마음이 무겁다.
소득 인정액 산정 방식이나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서류상에 나타나지 않는 가족 간의 절연이나 실질적인 빈곤을 증명해야 하는 과정은 모욕적이기까지 하다. 헌법상 생존권이 보장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단돈 몇만 원의 소득 변동으로 수급 자격이 박탈되어 생계의 벼랑 끝으로 밀려나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법률이 헌법의 하위 규범으로서 존재한다면, 규제의 정교함보다는 보호의 포괄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가의 의무가 법률이라는 깔때기를 통과하면서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