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선거철만 되면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댄다. 알 수 없는 번호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부터,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담은 홍보 문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TV 뉴스나 유튜브를 틀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책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기대하며 채널을 고정하지만, 정작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상대 후보의 과거 행적에 대한 폭로와 그에 따른 고소고발 소식뿐이다. 이런 풍경을 마주할 때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피로감을 느낀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어째서 이토록 서로를 깎아내리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말 중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내는 일은 이제 고통에 가까운 숙제가 되어버렸다.
사실 우리에게는 이미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존재한다.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가 있고, 온라인상의 전파력을 고려한 정보통신망법 제78조도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선거 국면에서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이라는 별도의 무시무시한 잣대가 들이대어지는 것일까. 처음 이 조항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단순한 의구심이었다. 이미 존재하는 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