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언어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당혹스러웠던 기억은 내가 평생을 아무런 의심 없이 내뱉어 온 말소리들이 사실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기계 장치처럼 돌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였다. 어린 시절, 외국인 친구에게 `ㄱ`과 `ㅋ`, 그리고 `ㄲ`의 차이를 설명해 주려고 애썼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그저 `이건 좀 더 약하게, 이건 좀 더 거칠고 세게`라는 식의 모호한 느낌만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 역시 내가 아는 것을 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지 답답한 마음이 컸다.
그 막막함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것이 바로 이번 음운론 공부, 특히 `변별적 자질`이라는 개념을 통해서였다. 처음에는 [+공명성], [-지속성]과 같은 기호와 수식들이 마치 수학 공식처럼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소리를 조각조각 나누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공부를 거듭할수록, 이 딱딱한 기호들이 사실은 내 입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공기의 흐름을 포착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변별적 자질은 단순히 소리를 구분하는 꼬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