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계산대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님들을 바라보는 내 기준이 점점 단순해진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계산을 빠르게 하는 손님은 괜히 좋게 보이고, 동전을 한참 세거나 카드 결제가 자주 실패하는 손님은 은근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늦은 밤 술에 취해 들어오는 손님이나, 같은 상품을 오래 고민하다 결국 사지 않고 나가는 사람을 보면서는 ‘왜 저럴까’라는 생각보다 ‘조금 피곤하다’는 감정이 먼저 들었다. 그때의 나는 사람의 행동을 그 사람 개인의 성격이나 태도 문제로만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런 생각은 크게 이상하지도 않았다. 나 역시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상황을 깊이 이해할 여유가 없었고, 사회 문제라는 것도 나와는 조금 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복지 정책이나 취약계층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제도’ 정도로만 막연하게 이해하고 넘어갔다.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는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노력의 차이나 개인 선택의 결과일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