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타인에게 말 걸기 (은희경)
어린 시절, 나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을 극도로 어려워하는 아이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에게 짧은 인사조차 건네는 것이 힘겨웠고,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내성적인 성격 탓도 있었지만,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은희경 작가의 `타인에게 말 걸기`라는 소설집을 접하게 되었고,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묘한 이끌림에 망설임 없이 책장을 펼쳤다. 작가가 풀어내는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미묘한 감정선은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들은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관계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준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 오해, 소통의 부재 등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빈집`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