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몇 년 전 부모님이 국민연금을 처음 수령하던 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며 부모님은 “그래도 나라가 이런 건 챙겨주네”라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막연히 안도감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그 금액이 충분한지, 노후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때의 나는 복지를 그저 ‘국가가 얼마나 지원해 주는가’의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복지가 많으면 좋은 나라이고, 적으면 부족한 나라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였다. 국가장학금을 받으며 학비 부담이 줄어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마운 마음이 먼저였지만, 동시에 “왜 나는 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못 받는가”라는 복잡한 감정이 있었다. 그러나 그 질문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수업에서 에스핑 앤더슨의 복지국가 유형론을 배우며 나는 처음으로 복지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었다. 복지는 단순히 예산 규모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국가, 시장,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나누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탈상품화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노동시장에 의존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를 따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