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이라는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해 왔다. 명절이 되면 큰집에 모여 삼촌, 고모, 사촌들까지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그때 어른들은 “우리 가족 다 모였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모두 가족이라고 여겼다. 사촌과 다투다가도 “그래도 가족이니까 이해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 시절의 나에게 가족은 넓고도 분명한 개념이었다. 피로 이어진 사람들은 모두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한 친구가 “우리 가족은 엄마랑 나 둘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순간 멈칫했다. 머릿속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아버지는’이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그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그 친구에게는 엄마와 자신이 전부이고, 그 둘이 분명한 가족이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정상적인 가족 구성’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친구는 재혼가정에서 자랐다고 했다. 누군가는 비혼 동거를 선택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가족의 모습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사실을 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