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 기억이 있다. 매주 금요일이면 우리는 일기장을 가방에서 꺼내 책상 위에 올려두어야 했다. 선생님은 빨간 펜으로 맞춤법을 고쳐 주고, 끝에는 짧은 코멘트를 적어 주었다. 그때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 내 글을 읽어 준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내가 쓴 하루가 인정받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친구와 다툰 이야기나 부모님께 서운했던 감정을 적어 놓은 날에는, 선생님이 그 문장을 읽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신경이 쓰였다. 일기는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공간이 완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는 그것을 ‘권리’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냥 조금 부끄럽고 조금 답답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된 지금, ‘아동권리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니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일기장 검사가 아동의 사생활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일기장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