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자거라 네 슬픔아 독서록 (신경숙)
어머니의 서재 한 켠에 꽂혀 있던 빛바랜 책 한 권이 있었다. 신경숙 작가의 ‘자거라, 네 슬픔아’라는 제목은 어딘가 모르게 애잔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평소 신경숙 작가의 섬세한 문체와 깊이 있는 감성 묘사에 매료되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책장을 넘기며 마주한 주인공들의 삶은 고단하고 아팠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희망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소설은 1970년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 인물의 엇갈린 운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난과 고독 속에서 신음하는 고등학생 ‘기형’,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미루’, 그리고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하조’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펼쳐진다. 기형은 공장에서 일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누나를 보며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미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우의 꿈을 키우지만, 세상은 그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