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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블루스 (신현림)
고등학교 시절, 나는 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정형화된 해석과 암기를 강요하는 듯했고, 시인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보다는 시험 점수를 위한 분석에 매달려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현림 시인의 ‘세기말 블루스’를 접하게 되었다. 텔레비전 화면 속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짧은 시 구절이 묘하게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강렬한 이미지에 이끌려 시집을 구입하게 되었다. 시집을 펼쳐 들자, 이전까지 내가 알던 시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현림 시인의 시는 난해한 비유나 현학적인 표현 대신, 일상적인 언어로 삶의 고독과 슬픔,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다. 마치 오랜 친구가 옆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듯한 친근함에 나는 깊이 빠져들었다.
‘세기말 블루스’는 1990년대 말, 급격한 사회 변화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던 젊은이들의 초상을 담고 있다. IMF 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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