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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신사 독서록 (서정아)
어릴 적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탐닉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에르큘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등장하여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서정아 작가의 `뚱뚱한 신사`를 읽게 된 것은 순전히 그 추억 때문이었다. 한국 추리 문학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책장을 펼쳤다.
소설은 배경부터 흥미롭다. 1930년대 경성,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은 단순한 추리 소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뚱뚱한 외모에 어눌한 말투를 가진, 하지만 날카로운 추리력을 자랑하는 아마추어 탐정 `이명`은 기존의 탐정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그는 완벽하고 냉철한 탐정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와 약점을 지닌 인물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무능함과 세상의 부조리에 좌절하지만, 특유의 끈기와 따뜻한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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