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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독서록 (장석남)
고등학교 시절, 문학 선생님께서 읊어주시던 장석남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삶은, 강물 위에 뜬 반짝이는 기름방울 같은 것.` 그 짧은 문장이 어찌나 강렬하게 다가왔던지, 그의 시집을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문학 수업 과제를 위해 서점을 찾았다가 우연히 그의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을 발견했다. 망설임 없이 책을 집어 들었고, 그날 밤, 나는 그의 시 세계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은 장석남 시인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가득 찬 시집이다. 그의 시는 일상적인 풍경과 사물들을 낯설고 아름다운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낡은 의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텅 빈 골목길 등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대상들이 그의 시 속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린 플라타너스`라는 시에서는 아픈 플라타너스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슬픔을 은유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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