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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나 (잉에보르크 바흐만)
처음 잉에보르크 바흐만의 `말리나`를 접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대학 도서관에서 문학 서가를 둘러보던 중, 묘하게 시선을 끄는 표지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낯섦과 함께, `사랑과 파괴`라는 강렬한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평소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바흐만의 대표작이라는 `말리나`는 망설임 없이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추가되었다. 책을 펼치기 전, 나는 사랑과 파괴라는 상반된 감정이 어떻게 한 작품 안에서 녹아들어 있을지 상상하며 기대감을 품었다.
`말리나`는 1970년대 빈을 배경으로, 이름 없는 `나`라는 여성 화자와 그녀를 둘러싼 두 남자, 이반과 말리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이반이라는 남자를 격렬하게 사랑하지만, 그의 불안정하고 파괴적인 성향에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이반은 `나`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동시에,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그녀를 혼란에 빠뜨린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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