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종종 통화 소리를 크게 내며 전화를 받는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때면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지는 순간을 보게 된다. 누군가는 이어폰 볼륨을 높이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화면만 바라본다. 누군가는 못마땅한 시선으로 통화하는 사람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도 직접적으로 “통화하지 마세요”라고 말하지 않지만, 그 공간에는 분명히 ‘지켜야 할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 자연스럽게 한 발짝씩 물러나며 길을 터 주는 모습은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모두가 알고 있는 행동처럼 느껴진다. 줄을 서 있다가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면,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이 몰리는 장면도 익숙하다. 법으로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질서가 그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장면들을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다들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법으로 정한 것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