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살아오면서 나는 한국어 문법이라는 것을 거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지내왔다. 학교에서는 문법을 배웠지만, 실제로는 굳이 문법 규칙을 떠올리지 않아도 일상 대화나 글쓰기가 가능했기 때문에 문법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외국인 친구가 “-은/는과 -이/가는 왜 다른지 설명해줄 수 있냐”고 물었던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늘 당연하게 사용하던 표현이었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왜 그런지’를 설명하려고 하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한국어 문법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외국인에게는 너무 낯설고 어려운 규칙들이 나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설명조차 하기 어려운, 묘한 간극이 존재했다.
그 뒤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지인이 문법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여러 번 당황했다. 예를 들어 왜 “친구하고 갔어요”와 “친구와 갔어요”가 둘 다 맞는지, 왜 어떤 문장은 말할 때 자연스럽지만 글에서는 어색하게 느껴지는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표현이 막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