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탈시설화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솔직히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장애인 거주시설을 없애고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는 분명 선한 방향으로 느껴졌지만, 동시에 머릿속 어딘가에서는 막연한 불안감과 혼란이 함께 떠올랐다. 특히 뉴스에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의 인권 침해 사건을 접했을 때, 나는 시설이라는 공간이 보호를 빙자해 누군가를 고립시키고 억압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불편하게 다가왔다. 그때는 “시설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른 사례들을 접하면서 그 단순한 판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로 나온 장애인이 돌봄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다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거나, 생필품 구매나 이동조차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워 여러 차례 위험한 상황을 겪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또 대학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던 한 장애인은 시설에서 나왔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낯선 시선과 불편한 환경 때문에 생활이 쉽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시설이라는 공간이 무조건 나쁜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