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장애인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멈춰 서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대학에서 여러 과목을 들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논의를 접한 적은 있었지만, 막상 장애인과 자원봉사라는 조합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일상에서 장애인을 볼 때는 대부분 도움을 받는 입장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자원봉사라는 능동적인 역할을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 조금은 부끄러움 같은 감정도 들었다. 누군가를 돕는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해 온 나의 무의식이 드러난 순간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시각장애 학생이 도서관에서 점자 자료 정리를 돕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 학생이 봉사자가 아니라 도움을 받으러 온 방문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서관 사서가 그 학생에게 새로 들어온 점자책 위치를 묻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내가 완전히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의 당혹감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내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