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나는 예전부터 ‘말하기’를 그저 입으로 소리를 내는 행위라고만 생각해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와는 거리가 먼 특별한 재능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학창 시절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 종이에 적어둔 문장을 반복해서 읽으면서도 막상 내 차례가 되면 목소리가 떨리고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마치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져 한참 동안 자신감이 바닥을 기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긴장하는지, 말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조차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나는 원래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체념하며 넘어간 적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하기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언어로 무언가를 말해야 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면, 그 느낌은 더욱 선명해진다. 외국어로 문장을 만들어 내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용기를 요구했다. 문법이 틀리지 않았는지, 발음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상대방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지 끊임없이 신경을 쓰게 됐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