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감포’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는 뚜렷한 이미지보다 막연한 바다의 풍경이 먼저 떠올랐다. 어딘가 조용하고,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작은 항구의 모습이었다. 바닷가 마을 특유의 짭조름한 냄새,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항구에 정박해 있는 낡은 배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대도시처럼 화려한 모습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저 평범한 어촌 마을일 것이라는 이미지만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그런 상상과는 달리, 감포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낯섦과 함께 묘한 충격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의 감포가 아니라, 과거의 감포를 떠올려 보면 풍경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와 항구는 여전히 존재했겠지만, 그 주변을 채운 공기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 같다. 조선인 어민들의 손끝에 맺힌 굳은살, 일본인 상인들의 낯선 말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느껴지는 긴장감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활기를 띤 항구였을지 몰라도, 그 활기가 결코 지역 주민들만의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