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한국의 의식주 문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익숙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어릴 적 아침이면 부엌에서 들려오던 도마 소리와 국 끓는 냄새, 식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 반찬의 풍경이 떠오른다. 그때의 나는 그저 밥을 먹고 배를 채우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 한 그릇의 밥과 여러 가지 반찬이 놓이는 문화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어 온 전통인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김치 냄새가 옷에 밸까 봐 창문을 열어 두던 어머니의 모습,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정리하며 두꺼운 옷과 얇은 옷을 바꾸던 순간들도 모두 그저 일상의 한 장면에 불과했다.
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그것이 곧 ‘집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주는 하나의 신호라고만 생각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는 행위는 너무 익숙해서,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조차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큰 집에 가고, 제사를 준비하는 어른들의 분주한 모습도 그저 귀찮은 의례 정도로만 느껴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