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한국인의 가치관’이라는 말을 들으면 애국심이나 전통, 혹은 유교 문화처럼 다소 거창하고 추상적인 개념보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반복하고 있는 나의 작은 행동들이 먼저 떠오른다. 길을 지나가다가 어른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말투를 조심하게 되며,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내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먼저 살피며 말을 아끼게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누군가가 명시적으로 가르쳐 준 규칙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행동이라고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 사회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처럼 느껴지고, 때로는 그것이 나의 진짜 성격인지, 아니면 한국 사회 속에서 길들여진 모습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 자리에 어울리기 위해 조용히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표현이 적은 사람인지. 다수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정말 내 생각과 같아서인지, 아니면 반대 의견을 말했을 때 어색해질 분위기가 두려워서인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