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며칠 전 고향에 내려갔을 때였다. 예전에는 길을 걷기만 해도 귓가에서 윙윙거리던 벌 소리가 들렸는데, 이번에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한적한 시골길이 이렇게 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졌다. 논두렁을 따라 걷다 보면 항상 보이던 잠자리와 개구리들도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어릴 때 맡았던 농약 냄새가 떠올랐다. 풀 냄새와는 분명 다르게, 목 안쪽이 따갑게 시큰거리는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였다. 당시에는 그저 농사를 지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태계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하자 그 냄새가 단순한 ‘작업 과정의 일부’가 아니라 어떤 신호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에게 농약이라는 단어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 순간이었다.
‘농약’이라고 하면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현대 농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도구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편으로는 그 단어가 주는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농약이 우리 식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농약이 땅과 물을 오염시키고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동안 나는 농약 문제를 자세히 조사해본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