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연명치료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복잡했다. 누군가의 생명을 끝까지 붙잡아두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살릴 수 있다면 살려야 한다’는 당연한 마음이 앞섰지만, 동시에 ‘그것이 과연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모니터 소리와 산소 공급기의 진동음을 들으며 멍하니 서 있던 기억이 있다. 의식이 없는 환자 곁에서 가족들은 말없이 손을 잡고 있었고, 그 손에 닿은 체온만이 생명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생명은 숫자로 표현되는 심박 수치가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리고 기억하는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연명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임종 단계의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죽음을 준비한다’는 개념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그 결정을 두려워한다. 부모나 배우자의 호흡기 연결을 스스로 중단시킨다는 것은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연명치료가 생명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