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얼마 전 뉴스에서 한 노부부의 안락사 사건이 보도되었다. 아내는 오랜 병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남편은 더 이상 아내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다며 스스로 그 선택을 도왔다고 했다. 화면 속 인터뷰에서 남편은 눈물을 흘리며 “사랑했기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 장면을 보고 나는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다. 법적으로는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인간적으로는 그 마음을 쉽게 비난할 수 없었다. 죽음이 이렇게 ‘선택’의 문제로 등장하는 순간, 나는 생명과 존엄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를 실감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철학 교양 수업에서 ‘존엄사’에 대한 토론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 나는 막연히 “생명은 신성하니 어떤 이유로도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때의 내 생각이 너무 단정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의 삶이 끝나가는 과정에서, ‘생명’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고통과 존엄의 문제로 바뀐다. 병상에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와 그 옆에서 눈물 흘리는 가족을 상상하면,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들리는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