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어릴 적 아버지가 허리 디스크로 큰 수술을 권유받았을 때, 가족 모두가 깊은 고민에 빠졌던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수술비가 상당히 많이 든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자, 아버지는 치료를 미루겠다고 고개를 저으셨다. 어머니는 가족 회의를 열어 대출을 받을지, 아니면 치료를 포기하고 약물과 물리치료로 버틸지 의견을 물으셨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돈 때문에 아픈 사람이 치료를 못 받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는 몇 달을 참고 버티다 결국 수술을 받으셨고, 건강보험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 부담이 줄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낀 불안과 무력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병원비라는 현실적 장벽은 단순히 가계의 경제 문제를 넘어, 아픈 사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험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기숙사 동기가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그는 치료비 걱정을 먼저 꺼냈다. 검사와 수술 여부보다도 “보험이 얼마나 나오냐”가 화제가 되는 상황은 씁쓸하게 다가왔다. 또 다른 친구는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