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상담이라는 과정에서 실패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먼저 무겁고 불편한 감정이 앞선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돕기 위해 자리에 앉지만,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이 늘 원하는 대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클라이언트가 마음을 닫고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순간을 마주할 때 상담자는 스스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고, 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된다. 나 또한 학부 시절 모의 상담 실습에서 클라이언트 역할을 맡았던 친구가 “이야기를 들어주기는 하는데 뭔가 답답하다”라고 말했던 경험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 한켠이 철렁 내려앉았고, ‘내가 노력했는데 왜 실패로 보였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실 상담 실패라는 것은 상담자 개인의 부족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상담이라는 관계 속에는 수많은 요인이 얽혀 있고, 그중 일부는 상담자의 통제를 벗어난다. 그러나 동시에 상담자는 실패라는 단어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왜냐하면 상담자는 클라이언트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는 자리이기에, 작은 어긋남도 내담자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