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나는 공부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개념을 먼저 잡아라”라는 말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개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명확히 알지 못했다. 수학을 공부할 때도 공식을 외우는 데 급급했지, 공식이 담고 있는 개념을 깊이 생각해본 적은 드물었다. 개념이 무엇인지 몰라 답답했던 경험은 단순히 시험을 치르는 순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도 ‘개념 없다’라는 표현을 접할 때마다 나는 막연한 혼란을 느꼈다. 누군가는 예의 없는 행동을 두고 개념 없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상황에 맞지 않는 판단을 지적하며 같은 표현을 쓴다. 그러니 개념이라는 단어는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이었다.
그런 경험은 시간이 지나 학문적으로 개념이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나를 더욱 멈칫하게 했다. 책 속에서의 개념은 단순한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철학이나 사회학에서는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 단위로 설명되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그것을 읽는 순간 막연함을 지울 수 없었다. 어쩌면 개념은 눈에 보이는 물건처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과 생각의 구조를 비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