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아동간호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아이들의 신체적 회복만을 돕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가족의 삶 전반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복합적이고 섬세한 역할을 포함한다. 실제 현장에서 환아와 보호자를 대하다 보면 의학적 지식이나 간호 기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윤리적 딜레마이다. 책이나 강의에서 들을 때는 추상적으로만 다가왔던 이 개념이, 막상 눈앞에서 아이의 울음소리와 부모의 눈물, 그리고 의료진의 차가운 판단이 얽히는 순간 현실이 되어 나를 압박한다.
내가 처음 실습을 나갔을 때 가장 혼란스러웠던 경험 중 하나가 아이의 치료에 대한 부모의 의견과 의료진의 판단이 정면으로 충돌했던 상황이다. 보호자는 아이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치료 대신 완화적인 처치를 원했지만, 의료진은 아이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을 근거로 적극적 치료를 고집했다. 그 순간 나는 단순히 ‘어느 쪽이 옳은가’를 넘어, 아이가 표현할 수 없는 자기 의사와 가족의 소망,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이 충돌하는 복잡한 지점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간호사로서 나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