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영유아 놀이 행동을 관찰하라는 과제를 처음 받았을 때 나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늘 주변에서 보아왔지만, 그것을 어떻게 ‘기록’하고 ‘의미화’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아이들의 빠른 행동 변화 속에서 어떤 교육적 함의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나를 먼저 덮쳤다. 사실 아이들의 행동은 순간순간 변덕스럽고 산만하게 보이기도 해서, 과연 거기서 학문적으로 분석할 만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관찰 경험을 떠올려 보니 단순히 귀엽거나 시끄럽다고만 여겼던 순간들 속에 중요한 발달적 의미가 숨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예전에 조카를 돌본 경험이 있다. 놀이터에서 조카는 모래를 한 움큼 쥐었다가 흩뿌리기를 계속 반복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행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곁에서 유심히 보니 조카는 모래의 촉감과 무게, 그리고 흩날리는 모양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 또래와 미끄럼틀 순서를 두고 다투던 장면도 있었다. 그때는 싸우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사회적 규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