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처음 에릭슨의 발달 단계 이론을 접했을 때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이라기보다 내 삶을 설명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전까지 발달 심리학이라고 하면 주로 아동기의 변화나 성장에 국한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에릭슨은 인간을 평생 발달하는 존재로 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각 단계마다 ‘위기’와 ‘해결’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내 경험과 맞물려 다가왔다. 인간이 단순히 한 시기를 지나치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기에 마주하는 심리사회적 과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이후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말은 단순한 정의가 아니라 내 일상과 직접 연결된 진리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아동기의 ‘자율성 대 수치심’ 개념을 들었을 때 나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유치원 시절 나는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가 어른들에게 “그건 네가 못해”라는 말을 듣고 움츠러든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단순한 장면으로 지나갔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순간이 내 안에 작은 흔적으로 남아 스스로를 제한하는 습관을 만들기도 했던 것 같다. 반대로, 청소년기의 ‘정체감 대 혼미’ 개념은 내 사춘기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