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융의 분석심리학을 배우면서 처음 들은 ‘페르소나’와 ‘그림자’라는 개념은 단순히 어려운 학문 용어가 아니라 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페르소나는 사회적 가면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나는 곧장 내 일상에서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학 강의실에서 발표할 때 나는 누구보다 자신감 있어 보이고 싶어서 목소리를 높이고, 웃는 표정을 지으며 태연한 척을 한다. 그러나 속으로는 늘 긴장하고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분명히 가면을 쓰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융이 말한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그림자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림자는 우리가 숨기고 싶은 모습,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내면이라는 설명을 듣고 곧장 떠오른 것은 나의 분노와 게으름이었다. 나는 대체로 온화하고 성실한 학생으로 보이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과제를 미루다가 벼락치기를 하는 내 자신을 자주 경험했다. 이 모습은 늘 숨기고 싶은 부분이었고, 누군가에게 들키면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 그림자를 인정하기 싫었지만, 동시에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