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청소년기를 돌아보면 무엇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순간들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씩 진로를 정해가고 입시 준비에 몰두했지만,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확신이 없었다. 국어를 좋아했지만 성적이 안정적이지 않았고, 수학은 성적은 괜찮았으나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마다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해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 그 시절 나는 마치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하는데 출발점에만 서 있는 사람 같았다. 선택을 미루면서도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무엇을 좋아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반복했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함만 쌓여 갔다.
또래 관계에서도 흔들림은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움을 느끼는 한편,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속에서 ‘나는 이 집단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따라왔다. 때로는 인정받고 싶어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했고, 반대로 갈등이 생기면 괜히 움츠러들며 나를 부정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순간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연결되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