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놀이는 종이와 색연필을 들고 상상 속의 세계를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뛰어놀다 집으로 돌아오면, 머릿속에 남은 풍경이나 감정을 그림으로 옮겨 그리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학교에 다니면서 그림은 더 이상 자유로운 놀이가 아니었다. 선생님이 정해 준 주제에 맞추어, 정해진 형식에 맞게 그려야 하는 과제가 되었을 때, 나는 그림이 주는 즐거움보다 평가와 비교의 압박을 더 크게 느꼈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아동미술이 단순히 ‘예쁘게 잘 그린 그림’을 평가하는 대상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내면을 표현하는 언어이자 자유로운 놀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조카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조카는 아직 네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주 크레파스를 들고 종이에 원을 그리고 선을 긋곤 한다. 언뜻 보면 아무 의미 없는 낙서 같지만, 아이는 그 원을 가리키며 “이건 엄마야, 이건 아빠야”라고 설명한다. 나는 그때 큰 놀라움을 느꼈다. 분명히 내 눈에는 단순한 선과 점일 뿐인데, 아이는 그것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