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여전히 발표라는 상황 앞에 서면 불안을 느낀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되고, 작은 실수라도 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대학 입학 후 첫 학기, 조별 과제에서 발표를 맡았을 때의 경험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때 나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작은 흔들림조차 나의 무능력을 증명하는 것처럼 여겼다. 이런 무의식적인 믿음은 발표 준비 과정에서부터 나를 괴롭혔다. 조원들의 자료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수정하려 들었고, 내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다시 만들자고 주장했다. 협력보다는 나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이 앞섰고, 그로 인해 조원들과의 관계는 차츰 서먹해졌다.
발표 당일에는 그 불안이 정점을 찍었다. 준비한 문장을 놓치거나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는 순간, 얼굴은 화끈거리고 손에 땀이 차올랐다. 청중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나는 마음속에서 ‘역시 나는 부족하다’, ‘내가 망쳐 버렸다’라는 자기비난을 쏟아내며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발표가 끝난 뒤에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조원들이 “괜찮았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