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농업노동이라는 주제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시골에서 보았던 부모님의 농사일 장면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내려갔던 시골집에서 부모님은 여름에는 논에서 벼를 돌보고, 가을에는 추수를 하느라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계셨다. 나는 그때 단순히 “농사는 힘들다”라는 인식만 가졌을 뿐, 그 노동이 지닌 사회적 맥락이나 경제적 구조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고 나서 농업노동을 학문적 주제로 다시 접했을 때, 예전에 보았던 장면들이 단순한 가족의 기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존과 연결된 중요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마트에 가서 쉽게 사 먹는 쌀, 채소, 과일이 사실 누군가의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노동의 결과라는 점을 의식한 순간, 나는 소비자로서 느끼는 미안함과 동시에 당연하게 여겼던 편리함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농업노동은 그저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일이 아니라 도시의 나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문제였다. 내가 매일 소비하는 음식은 곧 누군가의 노동 시간과 몸의 무게로 환산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 사실을 쉽게 잊는다.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