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조선 후기는 사회 전반의 격변기였다. 사회 시스템의 변화는 물론이고, 사상과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흐름이 넘실거렸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상은 회화 예술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조선 전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기존의 엄격하고 규범적인 화풍에서 벗어나, 민중의 삶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묘사가 두드러진다. 화가 개인의 독창적인 표현과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이 늘어났고,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적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변화의 근저에는 실학사상의 확산, 도시 문화의 발달, 그리고 활발해진 국제 교류라는 세 가지 사회문화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실학사상은 조선 후기 사회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용적인 학문을 중시하는 실학자들은 자연과 사회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과 분석을 강조했다. 이는 회화에 있어서 사실적인 묘사와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이어졌다. 특히 진경산수화의 등장은 이러한 실학사상의 영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선을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실제 자연을 직접 관찰하고 묘사하여, 그림 속에 한국 산하의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