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화이트 노이즈』와 파국 서사의 개념
『화이트 노이즈』는 돈 드릴로가 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기술 발전과 소비문화, 미디어의 지배 등으로 인한 인간 존재의 불안과 파국적 서사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 작품은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현대인들이 직면한 삶의 불확실성과 우울, 재앙적 가능성을 직조하며, 파국이라는 개념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다. 파국 서사란 대개 인간이 직면하는 재난이나 멸망, 또는 근본적 변화의 과정을 서사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환경 재앙이나 정치적 붕괴, 인류 멸종 같은 광범위한 위기까지 포함한다. 미국에서 최근 10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재해 빈도는 60% 이상 증가했으며, 이와 관련한 자연재해 피해액도 2020년 기준 95조 원에 달한다. 이러한 통계는 현대 사회가 점차 재난과 파국을 일상화하는 흐름에 있음을 보여주며, 『화이트 노이즈』는 이러한 현실을 문학적 서사를 통해 예리하게 드러낸다. 파국 서사는 단순한 재해의 묘사를 넘어서 인간 존재의 한계와 의미를 성찰하고, 기술과 자본에 의한 세계의 붕괴 가능성을 직시하게 한다. 드릴로는 그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