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악법도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법철학과 법윤리학에서 오랜 기간 동안 논의되어 온 주제이다. 자연법 사상과 법실증주의라는 두 이념적 흐름은 이 문제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제시한다. 자연법 사상은 천부적이고 불변하는 자연법이 존재하며, 이 법에 위반되는 악법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자연법 사상에서는 악법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명령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도덕적 책임과 법적 정당성 간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반면에 법실증주의는 법이 단순히 법적 규칙 체계임을 강조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는 법이 불의하거나 악법일지라도 그것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나치 독일의 법률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이 법률이 살인과 인종차별 등의 악행을 정당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많은 국가에서는 강제력을 행사하는 법을 엄수하는 태도를 보였다. 통계에 의하면, 당시 나치의 법률을 따랐던 독일 내 경찰과 시민의 수는 전체 인구의 60% 이상으로 추정되며, 법을 준수하는 것이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훼손할 수 있음이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