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김춘수의 ‘처용연작’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이 연작시들은 한국 민속문화의 대표적 인물인 처용을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 명예와 치욕, 존재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문학적 시도의 집약체이다. 본 연구는 ‘처용연작’에 내포된 시의식을 분석함으로써 작자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어떤 심리적·사회적 메시지가 드러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먼저, ‘처용’이라는 상징이 갖는 민속학적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시의 주제와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시의식의 변천 과정을 탐구할 것이다. 김춘수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 연작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 전통과 현대의 충돌, 개인의 정체성 혼란을 반영하였다. 1970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국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30대 이하 인구 중 ‘정체성 위기’를 느끼는 비율이 4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한국사회과학연구원, 1972).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김춘수는 민중의 문화 정체성과 윤리적 가치관을 작품 속에 녹여내며 민족적 연대와 자각을 촉구하였다. ‘처용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