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근대사회는 질병의 통제와 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속에서 질병에 대한 낙인을 강화해 왔다. 김재형의 저서 『질병, 낙인, 무균사회의 욕망과 한센인의 강제격리』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특히 한국 사회를 중심으로 한 한센병 환자들의 강제 격리와 그로 인한 소외, 차별 문제를 조명한다.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한센병 환자에 대한 강제 격리 정책은, 개인의 인권 침해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무조건적 두려움과 무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배제 현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보여 준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1916년 강제 격리 정책이 처음 도입된 이후 1950년대까지 수만 명의 환자가 강제 격리되었으며, 1960년대에 이르러서도 격리된 환자 수는 수만 명에 달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질병에 대한 공포와 동시에,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화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환자들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되고, ‘무균사회’라는 이상향을 이루기 위해 강제 격리라는 이름 아래 인간적인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더불어, 무균사회를 향한 욕망은 결국 질병의 완전한 제거를 동반하며, 병리학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