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불편한 설정
영화 `버드박스`는 인간의 두려움과 생존 본능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설정에서 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눈을 감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세계`라는 점이다. 감정 없이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하는 설정은 관객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주인공인 말로리와 그녀의 아이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눈을 감고 행동해야 하는 상황은 자연적 본능과 이성을 모두 무너뜨린다. 생존을 위한 본능이란 위험이 있을 때 평소보다 더 예리해지고 활발하게 작용해야 하는데, 눈을 감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제약을 허용하는지를 인식하면 불안감이 더욱 커진다.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사고하고 평가하며 반응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생존을 위한 판단은 극도로 제한된다. 이 설정은 생존이란 단순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거의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조차도 차단된 상태에서, 생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체감하게 만든다. 또한, 이 설정은 인간 사이의 신뢰 문제를 부각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