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인천 구청 앞 복지상담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았던 날의 공기가 또렷하다. 비에 젖은 우산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동그랗게 퍼지고, 전광판 숫자가 바뀔 때마다 짧은 신호음이 울렸다. 대기열에는 보청기를 만지작거리던 어르신이 있었고, 옆자리에는 아기띠를 멘 보호자가 있었다. 동네 경로당에서는 무료 건강검진 차량이 골목을 막을 정도로 붙어 서 있었고, 주민센터 벽보에는 ‘고독사 예방 안부콜’, ‘치매가족 힐링프로그램’, ‘청년 주거상담’ 같은 안내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이런 장면은 인천이라는 도시가 추상적 행정구역이 아니라 생활 감도가 있는 공간임을 알려 준다. 지방 분권화가 본격화된 이후 복지사업이 지자체 주도 방식으로 휘돌며, 주민이 체감하는 온도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나는 생활 속에서 확인했다.
처음에는 ‘지자체 복지’가 결국 예산 크기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돈이 많으면 서비스가 많아지고, 돈이 부족하면 축소된다고 단순하게 여겼다. 그러나 몇 년을 인천에서 지내며 참여해 보니 판단이 달라졌다. 같은 예산이어도 기획의 우선순위가 다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운영 주체가 행정 중심인지, 민관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