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조사연구는 교과서의 깔끔한 도식으로 처음 만났지만, 실제로는 캠퍼스 카페 앞에서 시작된 줄 한 줄에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점심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대기열이 두 배로 길어진다. 주문 화면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줄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나는 왜 어떤 날은 7분이면 음료를 받는데, 어떤 날은 20분이 걸리는지 궁금했다. 무엇이 궁금했는가. 같은 장소, 같은 메뉴, 비슷한 시간대인데도 체감 대기시간이 달라지는 이유였다. 왜 궁금했는가. 수업과 과제 사이의 10분이 내 하루의 리듬을 흔들기 때문이었다. 무엇이 막혔는가. 체감과 데이터의 거리가 문제였다. 내 불만은 선명했지만, 숫자는 흐릿했다. 그때부터 나는 ‘느낌’을 ‘측정’으로 바꾸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막상 조사연구를 시작하자 막막함이 먼저 왔다. 연구문제와 가설을 같은 것으로 적어 제출한 날이 있었다.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줄이 길다”를 가설이라고 우겼다. 교수는 웃으면서도 정확히 짚었다. 그것은 확인하고 싶은 현상이지, 조작적 정의를 가진 검증 가능한 명제는 아니라고 했다. 표본과 모집단을 헷갈려 민망했던 기억도 있다. 카페를 이용하는 전체 학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