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가족 모임 자리에서 세 대가 한집에 모여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추석 차례상 앞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자녀 양육 방식을 두고 언성을 높이던 모습을 보며 나는 어쩐지 몸이 얼어붙는 듯한 당혹감을 느꼈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자랄 때는 매 맞아도 참고 공부해야 했다”라고 호통쳤고, 아버지는 “지금은 아이의 자존감이 먼저”라며 반박했다. 그 순간 나는 세대마다 생각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다는 놀라움과 함께, 왜 우리 가족은 늘 같은 주제로 충돌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교차했다.
어릴 적부터 집안 어른들을 지켜보며 학습해 온 가치관이 나름의 지침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가부장적 엄격함과 민주적 이해의 간극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할아버지의 엄격함 아래서 자라면서 쌓인 상처가 다시 아버지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어져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다른 세대의 상처가 이어져 온 걸까’라는 솔직한 궁금증이 머리를 맴돌았고, 그 상처가 고스란히 아이 세대에도 전해지고 있을 것이라는 불안이 밀려왔다.
이와 동시에 나는 가족 간 대화가 단절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 현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