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 수업 과제로 ‘빈곤’을 다룰 때, 나는 그간 빈곤을 단순히 소득 부족이나 물질적 결핍으로만 인식해 왔다. 그러나 어느 날 캠퍼스 앞 카페에서 급식비 체납으로 운동장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던 친구 A의 뒷모습을 목격하고 전율이 일었다. 한겨울에도 급식실 대신 바람이 매섭게 부는 운동장 코너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던 친구 A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순간 ‘돈만 있으면 배급컵까지 공유하던 우리 급식실 풍경은 왜 일부에게만 허락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누렸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권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 A는 따뜻한 급식실 한켠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바람을 등지고 도시락을 펼쳤다. 주변 반 친구들은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며 눈길을 주었지만,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지는 못했다. 그때 문득 ‘사회적 배제는 보이지 않는 벽처럼, 누구라도 당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빈곤이 단순히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여러 영역에서 소외되고 단절되는 문제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체감했다.
사회적 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