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명절 단톡방 알림이 연달아 울리던 날을 떠올린다. 가족 약속이 먼저 정해지고 내 일정은 그 사이로 끼워 넣어진다. 함께한다는 안도감이 있지만 계획을 미루는 데서 오는 답답함도 있다.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는 관계성과 연결성을 강하게 요구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사람이 곁에 있다는 안정감이 있다. 동시에 기대와 간섭의 경계가 흐려질 때가 적지 않다. 부모의 기대와 나의 선택이 부딪칠 때 죄책감이 생긴다. 그러나 선택의 책임은 결국 내가 져야 한다는 생각도 분명히 있다.
이 지점에서 보웬의 자아분화 개념을 떠올린다. 자아분화는 정서적 파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감정과 사고를 구분하고, 경계를 세우되 단절로 도망치지 않는 태도이다. 자아분화가 서구식 개인주의를 강요하는 개념이라는 오해가 있다. 나는 부분적으로만 동의한다. 자아분화가 각자도생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개념의 핵심은 단절이 아니라 균형에 있다. 한국 가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관계 속 분화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일상의 사례는 간단하다. 카카오톡 가족방에서 결혼 계획을 묻는 질문이 반복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