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공정이용이라는 말은 늘 알고 있는 듯 모르겠는 단어였다. 과제 발표 슬라이드에 유튜브 클립을 몇 초 넣었던 기억이 있다. 재생 버튼을 누르기 직전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수업이 끝나면 누군가 문제 삼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다. 밈 이미지를 표지에 쓰고 저장까지 했다가 결국 다른 사진으로 바꾼 적도 있다. 과외 자료에 신문 기사를 스크린샷으로 붙였다가 출처 표기가 충분한지 고민한 기억도 있다. 그 순간마다 머릿속에서는 ‘저작권 보호’와 ‘학습표현의 자유’가 서로를 잡아당겼다. 저작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상식이 있다. 동시에 학습과 비평, 토론은 원자료를 인용해야만 살아난다는 현실이 있다.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디부터가 침해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체감이 있다. 그래서 공정이용은 늘 막연한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 글은 그 막연함을 줄이려는 시도이다. 공정이용 판단의 4요소를 중심으로 미국법 17 U.S.C. §107의 틀을 정리하고, 우리 저작권법 제35조의3의 공정한 이용과 나란히 놓고 살펴본다. 단순 비교표를 만들려는 의도는 없다. 비교의 기준을 ‘용어의 뉘앙스, 판례의 무게, 실무에서의 체감’으로 잡는다.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