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임상실습 첫 주, 따뜻한 조명을 받은 상담실에서 마주 앉은 어머니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녀는 자녀에게 가해진 가정폭력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도 목소리를 떨며 “우리 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울먹였다. 그 순간 나는 “어떤 개입 기술을 써야 진짜 도움이 될까”라는 무력감과 호기심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했다. 교과서에서 배운 직면(face‐to‐face confrontation), 재구성(reframing), 거울화(mirroring), 목표 설정(goal‐setting) 같은 개입 기술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가 이 어머니의 무너진 마음을 어떻게 달래줄 수 있을지 막막했다. “말 한마디가 무슨 힘이 될까”라는 솔직한 의구심이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울리며,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주며 눈을 바라봐야 한다는 직감이 밀려왔다.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진정한 도움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함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수업 시간에는 개입 기술을 단순한 이론적 개념으로만 다루었지만, 이제는 그 기술들이 현실의 고통과 절망을 마주…